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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잘하기/25시간 처럼 만들기

경제노트-카페와 일에의 몰입

먼저 솔직하게 털어놓고 시작하겠다. 내 연구실은 매우 지저분하다. 책상과 바닥에 책과 자료가 어지럽게 쌓여 있다. 주위에서는 "대체 이런 귀신 나올 것 같은 정신 사나운 분위기에서 어떻게 일을 하고 계시죠?"라고 놀리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하다. 나에게 연구실 책상은 그저 장식품일 뿐이며, 업무는 주로 카페 같은 데서 한다고 말이다.
 
나는 정리도 서툴고 연구실도 돼지 우리 같지만, 그럼에도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변이 깨끗하게 정리되어야 한다'는 말은 매우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너무 정리에만 온 신경을 쏟아부어서 '정리는 위한 정리'가 되고 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리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써버려서 업무 처리에 지장을 받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카페의 테이블은 항상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285P)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용택 옮김 '1분 몰입 -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시간' 중에서 (예인(플루토북))
지난 토요일 오후, 가끔 가는 카페를 찾아 창가에 앉았습니다. 다섯 시간 동안 지금 쓰고 있는 책을 정리했습니다. 해가 떨어질 무렵에 자리에서 일어났지요. 주말이면 이렇게 자주 카페를 찾습니다.
 
가끔 사무실이나 집의 책상이 아니라 카페를 찾는 이유는 '집중' 때문입니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주는 몰입의 효과일 겁니다. 게다가 나를 방해하는 다른 일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사람을 발견해 반가웠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도 자신의 연구실 책상은 그저 장식품일 뿐이며 업무는 주로 카페나 회의실 테이블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카페든 회의실이든 그곳은 내 영역이 아니라 잠시 빌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의 양과 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일 외의 다른 일이 시야에서 싹 사라진다는 사실이 정신적으로 안정을 준다.
또한 나만의 공간이 아니기에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끝내고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제한된 조건은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것은 마치 햇빛이 렌즈를 통해 한점에 지글지글 집중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286p)
 
카페이건 회의실의 테이블이건, 나의 책상 외에 나를 '몰입'하게 해주는 다른 공간을 하나 찾아 활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