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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잘하기/소통과 관계 잘하기

29. 수상개화 : 때로는 위협도 필요하다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는 것으로, 사실과 달리 과장한다는 뜻이다 . ‘수상개화' 혹은 ‘허장성세' 의 전술은 아군의 전력을 과장하여 적에게 위협을 가함으로써 양보를 받아 내는 것이다 . 상대방을 위협할 때는 내 위협이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면밀히 생각하고 , 상대로 하여금 위협이 그저 엄포가 아니라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 .

삼국지에서 조조는 백만 대군이 강남을 치러 간다는 소문을 유포함으로써 손권으로 하여금 아예 싸울 생각을 못하게 하여 항복을 받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 그러나 이와 같은 계획이 제갈량에게 간파 당함으로써 오히려 조조는 대패하여 도주하고 말았다 . 제갈량이 조조의 병력이 많아야 30 만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계산해 냈던 것이다 . 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을 최상으로 친다 .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상대방을 위협함으로써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

조조의 실패에서 보듯이 협상에 있어서도 이 위협 전술은 조심스럽게 사용해야만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자. 첫째, 상대방에게 위협한 내용대로 실행할 힘이 없거나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간파 당하면 신뢰성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 일단 신뢰성을 상실하면 협상의 주도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가 버린다 . 둘째 , 상대방이 위협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협상이 결렬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이와 같은 ‘수상개화' 의 전술은 협상 타결의 시간에 쫓길 때나 차라리 협상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될 때 최후통첩의 수단으로서 선별적으로 쓰일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

우리는 수년 전 갑작스러운 북한의 NPT( 핵무기 비확산 협정 ) 탈퇴 발표로 야기되었던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기억한다 . 연이어 남북회담에서 북한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으로 사태는 안정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 북한 당국의 ‘벼랑끝 (Brinkmanship) 전략' 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핵무기 보유 여부는 차지하고 북한은 이와 같은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경수로 원자로의 전설 지원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

서양에도 ‘수상개화' 와 유사한 ‘비이성적 행동 (Outrageous behavior) 이용' 전술이 있다 . 극단적 행동이나 언어 구사를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양보하게 만드는 것이다 . 협상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흥분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 그러나 때로는 속으로는 냉정을 유지하면서 겉으로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여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전술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