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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잘하기/소통과 관계 잘하기

30. 반객위주 : 초기 주도권을 잃었다고 실패를 단언하지 마라

객으로 온 사람이 오히려 주인 행세를 하며 이익을 취한다는 계책이다 . 흔히 ‘ 주객전도 ' 라고 하며 , 대부분 주인을 몰아내고 대신 주인 행세를 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을 지칭할 때 쓴다 . 그러나 36 계의 ‘ 반객위주 ' 는 주인 스스로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도록 만드는 계책을 일컫는다 . 따라서 이 전술을 쓰기 위해서는 주인의 상황과 심리를 파악하여 움직일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

‘ 조호 이산 ' 의 계에서 말했듯이 , 주인이냐 객이냐는 협상에서 매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 협상에서 장소와 시간 , 의제들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주인의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미 절반은 이겼다고 보아도 좋기 때문이다 .

‘ 반객위주 ' 의 계는 할 수 없이 주도권을 잃고 객의 위치에서 협상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 호랑이를 산에서 끌어 내는 데 실패하여 스스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처지라면 주인의 자리를 가로채는 ‘ 반객위주 ' 의 전술을 써야 한다 . 호랑이에게 잡혀 가더라도 정신만 차리면 살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 협상 초기에 주도권을 잃었다고 해서 실패를 단언하기에는 이르다 . 아직 절반의 가능성이 남아 있다 . ‘ 반객위주 ' 의 계를 써서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

1985 년 ,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통상회담이 열렸다 . 이 회의의 주요 안건은 일본의 불공정 거래였고 , 더구나 미국에서 열렸기 때문에 일본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협상이었다 . 그러나 일본 담당자들은 당시 상황과 미국인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간파하여 ‘ 반객위주 ' 의 계를 쓴 결과 뜻밖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이들은 미국이 주인으로 갖게 되는 예의와 인사치레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회의 기간 동안 일본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안건이 거의 논의되지 않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 미국인들은 손님으로 온 일본인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불편한 자리를 만드는 것을 원치 않았고 , 일본은 이러한 미국인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그 어려움을 묘하게 피한 것이었다 . 이렇게 일본은 자신이 불리한 객의 입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의 심리를 이용함으로써 협상에 성공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