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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잘하기/소통과 관계 잘하기

33. 반간계 : 정보 수집에 최선을 다하라

손자병법에서는 간첩을 이용하는 방법을 다음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 인간 ( 因間 ) ' 은 적국의 현지인을 아국의 간첩으로 이용하는 것이고 , ‘ 내간 ( 內間 ) ' 은 적국의 관원을 아국의 정보원으로 매수하는 것이며 , ‘ 반간 ( 反間 ) ' 은 적이 아국을 정탐하기 위해 파견한 간첩을 이용하여 반대로 적의 정보를 탐지하는 것이다 . ‘ 사간 ( 死間 ) ' 은 적진에 들어가 거짓을 퍼뜨린 뒤 적이 그 말을 믿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나 결국에는 간첩이라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간첩 자신을 적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고 , ‘ 생간 ( 生間 ) ' 은 특수한 인물을 이용하여 자유로이 적국을 출입시켜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이중 ‘ 반간계 ' 는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고도의 전략이다 . 협상의 이면에서는 협상 당사자간에 정보 수집력을 총동원한 치열한 정보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 가치 있는 정보를 수집해 놓으면 협상을 진행하는 데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가치 있는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하면 그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강점대로 지키고 , 약점을 강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제가 된다.

실제로 무기 감축 협상이나 무역 협상의 경우 , 미국측에서 그들의 엄청난 첩보력을 동원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 미국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군 (NSA) 은 동구권의 몰락 이후 그들의 정보 수집력을 무역 및 경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 첩보위성과 첨단 도천 장비를 동원하여 협상 상대국 대표들이 호텔방에서 나누는 사적인 대화나 협상 전략의 내용을 수집하여 미국측 대표에게 전달하고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

무한 경쟁 시대에 산업 스파이들의 ‘ 기술 훔치기 ' 는 흔히 ‘ 총성 없는 전쟁 ' 으로 표현된다.

“ H 중공업은 얼마 전 대형 엔진 생산 계획을 세웠는데 , 일본의 어떤 종합상사가 이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 자체 조사를 벌인 끝에 대외비로 분류했던 초안이 관리 소홀로 인해 흘러나갔음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

“ D 자동차 회상에서는 협력사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 사무실이 텅 빈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주요 부품 도면을 본사에 팩스로 보내다 붙잡혔다. ”

이것은 국가안전기획부가 최근 수년 동안 국내외 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 총성 없는 경제 스파이 전쟁 ' 의 생생한 사례들 중 일부이다.

그런데 외국 선진 기업들은 아마추어 산업 스파이에게는 철옹성과 같다 . ‘ 비밀의 성 ' 으로 불리는 IBM 은 1924 년 창업 이후 한번도 회사 핵심 시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 사진 촬영은 물론 모든 중요한 자료에 ‘내부 사용 한(限)' 이라는 경구를 써 넣는다 . 프라이드 치킨으로 유명한 KFC 는 11 가지 향료 양념을 배합하는 비법을 4중 금고 속에 보관하고 , 중역 2 명에게 관리를 맡길 정도이다.

이와 같이 타인의 정보를 수집하려는 시도와 자신의 비밀을 지키려는 노력은 정보가 곧 힘이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 상대방의 약점을 알고 협상에 임하면 유리하게 협상을 끝마칠 가능성이 커진다 . 상대방이 나의 약점을 알지 못하면 내가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나의 약점을 지키는 노력은 협상가가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