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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잘하기/소통과 관계 잘하기

34. 고육계 :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버려라

‘ 고육계 ' 란 스스로에게 상처를 입혀 그 피와 상처로써 적을 믿게 만들어 목적을 달성하는 전술이다 . 이 ‘ 고육계 ' 를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한다면 큰 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작은 것을 버리는 , 즉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전술이다.

‘ 절부구조 ( 竊符求趙 ) ' 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 전국 시대 현인으로 손꼽히는 신릉군 ( 信陵君 ) 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 신릉군이 조나라를 구하기 위해 임금의 병부를 훔쳐 내어 위나라 군사를 이끌고 진나라 군사를 물리친 사건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결과에 상관없이 신하의 신분으로 임금을 속였으니 그것은 불충 부덕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 그렇다 해도 신릉군은 나라를 위하는 길이요 , 이웃을 위하는 길이요 , 침략자를 응징하는 길이었기에 큰 목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형식적인 도덕을 지키지 못했다 . 나라를 지키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자신이 귀하게 여기던 도덕적 가치를 버린 것이다.

‘ 고육계 ' 는 서구인들이 선호하는 ‘ Win-Win ' 협상이 추구하는 바와 유사하다 . 즉 , 내가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 상대방도 자신이 받은 것이 크다고 생각되어져 그에 상응하는 것을 양보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 이와 같은 Win-Win 협상은 언제나 가능하다 . 상대방과 나의 가치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 누구나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객관적인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미나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 동전의 앞이 나오면 내가 1,000 원을 주고 , 뒤가 나오면 나에게 500 원을 주는 게임을 한다면 참가할 의사가 있느냐고 ,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참가하겠다고 답변하였다 . 질문을 바꾸어 동전 앞이 나오면 내가 1 억 원을 주고 , 뒤가 나오면 나에게 5,000 만 원을 준다 해도 참가하겠느냐는 질문에 한 사람도 참여하겠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 자신이 이길 확률이 똑같이 50% 이고 이겼을 경우에 받는 돈이 졌을 때 줘야 하는 돈의 두 배라는 객관적 사실은 같지만 , 상황의 변화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것이다 . 협상에 있어 ‘ 고육계 ' 가 작용하는 이유는 내가 양보하는 것의 가치 기준과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가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

다른 예를 들어, 현금 100 만 원을 생각해 보자 . 표면적으로 이 금액은 누구에게나 같은 가치를 나타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 빌 게이츠가 가진 100 만 원과 요즘 상여금이 없어진 직장인의 100 만 원은 객관적인 수치와 상관없이 의미하는 바가 매우 다르다 . 이와 같은 주관적인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언제나 Win-Win 협상이 가능한 것이다 .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고 협상에 임한다면 나에게는 별로 의미 없는 것이 상대방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 이런 것들을 찾아서 상대방에게 주고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기술이 바로 현대적 의미의 ‘ 고육계 ' 라 할 수 있다.